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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우리나라에서 건강검진의 역할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그쳤던 국가건강검진이 앞으로는 생애 전주기에 걸쳐 국민의 건강을 관리하는 예방 중심 체계로 확대된다. 특히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수명이 중요한 노년층에게는 건강한 노후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제4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6~2030)’을 발표하고 ‘생애 맞춤 건강검진, 모두가 누리는 평생건강’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번 계획은 건강검진을 단순한 검사에 머무르지 않고 예방과 사후관리까지 연결하는 국가 건강관리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이를 위해 ▲근거 기반의 신뢰받는 건강검진 ▲생애주기별 촘촘한 건강검진 ▲건강행동 변화를 이끄는 건강검진 ▲품질과 접근성이 보장되는 건강검진 체계 구축 등 4대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검진 항목은 최신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효과가 입증된 검사는 확대하는 한편 실효성이 낮은 항목은 조정해 국가건강검진의 질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노년층이 특히 주목할 부분은 건강검진 이후의 관리가 강화된다는 점이다. 현재 국가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 위험이 확인되더라도 실제 진료와 치료로 이어지는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검진 결과가 의료기관 진료와 건강관리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도록 사후관리 체계를 개선할 방침이다. 검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는 의미다.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 활용도 확대된다. 정부는 AI를 활용한 영상 판독 지원과 개인별 건강위험 예측, 맞춤형 건강정보 제공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건강검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활용해 질병 예방과 건강증진 정책의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국민 개개인의 건강상태에 맞춘 보다 정밀한 건강관리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 건강검진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최근 다양한 건강검진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검진 항목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정부는 민간 검진항목의 의학적 근거를 평가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과잉검진을 줄이고 합리적으로 검진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생애주기별 건강관리 체계도 한층 촘촘해진다. 오는 2027년부터 학생건강검진이 국가건강검진 체계로 통합되면서 영유아 건강검진부터 학생, 성인, 노년기까지 건강정보가 연계되는 기반이 마련된다. 생애 전 과정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 질병 예방 효과를 높인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건강검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도 함께 추진된다. 장애인과 의료급여 수급권자 등 상대적으로 건강검진 참여율이 낮은 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누구나 필요한 시기에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건강 수준의 격차를 줄이고 건강 형평성을 높이는 것도 이번 종합계획의 중요한 과제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종합계획을 통해 국가건강검진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기능을 넘어 국민의 건강행동을 변화시키고 건강수명을 연장하는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제도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 예방과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중요한 노년층에게 국가건강검진은 건강한 일상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지금, 건강검진은 더 이상 일회성 검사가 아니라 평생 건강을 관리하는 출발점으로 그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이야기씨 이경남 eyaki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