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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보건복지부 장관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정책간담회를 갖고,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는 시니어 관련 정책 방향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의 핵심 의제는 기초연금 개편이었다.
정부는 연내 기초연금 개편 방안을 발표할 계획으로, ‘소득 하위 70%’인 지급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저소득층에 더 많은 연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정 장관은 기초연금 개편 방안을 하반기 안에 설정하겠다며, 사회적 공론화나 협의를 거쳐 조기에 확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개편의 기본 원칙은 이재명 대통령이 제시한 ‘하후상박'(소득이 적은 사람에게는 더 많이, 소득이 많은 사람에게는 덜 주는 방식)이다. 정 장관은 모두에게 동일한 금액을 주는 현재 방식이 노인 빈곤 해소에 제한적이라며, 저소득층에 더 두텁게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편 방향은 올해 하반기 안에 만들어지되, 실제 시행은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편 논의는 이미 본격화된 상태로 복지부는 지난 9일 기초연금 개편 방향을 주제로 전문가 포럼을 개최하며 본격적으로 개편 방안을 논의하고 있고, 정 장관은 연금개혁특별위원회와 그 산하 전문위원회가 가동되며 여러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초연금을 받는 부부 수급자에 대한 불합리한 감액 제도도 손질 대상에 올랐다. 현재는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수급할 경우 각각의 연금액을 20% 감액하고 있는데, 복지부는 이 부부감액 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하후상박 구조의 기초연금 개편을 하반기 중점 추진 과제로 삼았다.
이는 부부가 함께 살며 기초연금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개인별 수급액이 깎이는 현행 구조가 노인 빈곤 완화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향후 단계적 축소를 통해 고령 부부 가구의 실질적인 소득 보장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노인일자리 정책도 주요 성과로 제시됐다. 복지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115만2000개의 노인일자리를 제공했으며, 1차 베이비붐(1955~1963년) 세대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하는 노인역량활용형 일자리를 대폭 늘렸다고 밝혔다.
특히 노인일자리 정책은 향후 통합돌봄과 연계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복지부는 위기가구 발굴, 건강관리, 식사지원, 주거환경 개선, 위생지원 등 ‘5대 일자리 유형’ 확산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노인 일자리 사업이 단순한 소득 지원 수단을 넘어, 지역사회 돌봄망의 한 축으로 기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돌봄 분야에서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구축이 핵심 성과로 꼽혔다. 복지부는 올해 3월부터 전국 시·군·구에서 통합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를 전국 229개 시·군·구, 422개소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또 퇴원 어르신의 지역사회 복귀를 지원하는 ‘중간집’을 도입해 회복기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반기에는 이를 더욱 체계화한다. 복지부는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통합돌봄 추진계획(2026~2030)’을 마련하고, 재택의료센터 확대와 지역 간 돌봄 격차 해소에 나설 계획이다. 퇴원환자 지원, 방문재활, 방문영양 등 신규 서비스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기요양 서비스도 한층 다양화된다. 복지부는 거점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방문재활·병원동행·낙상예방 서비스 등 신규 사업을 도입할 계획이다.
치매 분야에서는 경도인지장애 진단도구 개발과 함께 ‘치매안심재산관리서비스’ 시범사업을 평가해 제도화 여부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국민연금공단이 신탁계약을 통해 치매 환자의 재산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에 사용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치매 환자의 재산 관리 사각지대를 줄이는 동시에, 고령화에 따른 인지저하 인구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생애 말기 돌봄에 대한 지원도 강화된다. 복지부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온라인 등록체계를 마련하고, 연명의료 중단 시기 확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한다. 요양병원 호스피스 본사업 전환과 요양시설 임종실 확산을 통해 고령자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정 장관은 시니어 정책을 포함한 복지부의 전체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취약계층 중심의 복지를 넘어 모두의 복지로 나아가겠다며, AI 전환과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미래형 사회보장체계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위기에서 삶을 지키는 사회안전망’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기초연금 개편, 노인일자리 확대, 통합돌봄 체계 구축, 생애 말기 돌봄까지, 이번에 제시된 정책들은 빠르게 고령화되는 한국 사회에서 노년층의 삶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가 예고한 대로 연내 구체적인 후속 계획이 발표될 경우, 노인 빈곤 완화와 돌봄 사각지대 해소가 얼마나 실질적으로 이뤄질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야기씨 김소영 eyakic@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