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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에서 만나는 가장 느린 쉼표

금성당에 열린 서울팝업야외도서관“책은 도서관에서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이제 조금씩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서울시는 광장과 공원, 골목과 문화유산까지 도시 곳곳을 시민들의 독서 공간으로 바꾸는 ‘서울야외도서관’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가장 눈길을 끄는 장소는 은평구 진관동에 자리한 금성당이다. 오랜 세월 지역의 역사와 신앙을 품어온 전통…

초고령사회 건강검진, 어떻게 바뀌나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우리나라에서 건강검진의 역할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그쳤던 국가건강검진이 앞으로는 생애 전주기에 걸쳐 국민의 건강을 관리하는 예방 중심 체계로 확대된다. 특히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수명이 중요한 노년층에게는 건강한 노후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제4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6~2030)’을 발표하고 ‘생애…

글 없는 페이지마다 담긴 가족애 담은 그림

추석이 다가오면 우리는 으레 송편과 보름달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명절의 풍경도 조금씩 달라졌죠. 고향을 찾는 발걸음은 줄었고, 차례를 지내는 집도 예전보다 많지 않습니다. 아이들에게 추석은 긴 연휴 정도로 기억되기 쉽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늘날 한 권의 그림책이 3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하나의 시선으로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

“당신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익숙한 질문 같지만, 선뜻 답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하나의 풍경을 바라보면서도 저마다 다른 기억을 떠올리고, 같은 사람을 만나도 각자의 경험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품는다. 세상은 원래 하나의 시선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100여 년 전 유럽의 젊은 화가들은 바로 이 사실에…

보자기 한 장, 마음을 감싸는 것은 결국 사람

물건을 포장하는 천 한 장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을까요. 우리는 보자기를 흔히 물건을 싸는 도구 정도로 생각합니다. 선물을 감싸고, 도시락을 싸고, 귀한 물건을 보관하는 생활용품. 하지만 정하섭 작가의 그림책 『보자기 한 장』은 그 익숙한 보자기를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이 책에서 보자기는 물건을 감싸는…

모네 서거 100주년, 전 세계가 그를 다시 부른다

올해 12월 5일은 클로드 모네(1840~1926)가 세상을 떠난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다. 그런데 미술계는 이미 연초부터 들썩이고 있다. 파리, 도쿄, 런던, 뉴욕, 서울까지 세계 주요 도시의 미술관들이 앞다퉈 ‘모네의 해’를 선포하며 특별전을 열고 있다. ‘모네 신드롬’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붙을 만큼, 이 인상주의 거장의 이름은 100년이…

민화의 붓끝으로 탄생한 동화 오누이 이야기

어렸을 때 이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밤이 무서워지던 기억, 호랑이가 문 밖에 있을 것만 같던 기억. 어머니가 들려주시든, 선생님이 교실에서 읽어 주시든, ‘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그렇게 누구의 유년 속에든 깊이 새겨진 이야기입니다. 이억배 작가의 『오누이 이야기』를 처음 펼쳤을 때, 그…

모지스 할머니가 증명한 ‘진짜 나이’의 가치 

화려한 데뷔보다 빛나는 것은 76세에 붓을 든 용기 ‘젊음’을 정의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대개는 탄력 있는 피부, 활기찬 신체, 혹은 사회적 성취를 떠올린다. 그래서 많은 시니어들은 나이가 들수록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는 일을 주저하고, 스스로를 ‘지나간 세대’로 규정하곤 한다. 하지만 101세까지 현역 화가로 살았던 ‘모지스 할머니(Grandma Moses)’,…

로즈 와일리, 육아와 가사로 묻어둔 붓 다시 예술로

늦깎이 거장의 반란: 로즈 와일리의 그림은 왜 세상의 편견을 깨는가 76세에 영국 미술계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로즈 와일리 미술계에는 흔히 ‘천재는 요절하거나 혹은 일찍 꽃피운다’는 통념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견고한 편견을 단번에 깨뜨린 예술가가 있다. 캔버스 위에 자유롭고 거침없는 필치로 삶의 에너지를 쏟아내는 영국의 화가 로즈…

상실을 통과해 성장으로 향해, 그레이엄 할아버지께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거창한 선물이나 값비싼 장난감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때로는 자신이 마주한 세상의 질문을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털어놓고, 그에 대한 따뜻한 응답을 듣는 과정이 가장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림책 『그레이엄 할아버지께(Dear Graham)』는 편지를 통해 바로 그런 ‘대화’의 마법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편지, 마음과 마음을 잇는 예술의…